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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신문12/03/20 >[세계 창의도시를 가다] 4/영화처럼 사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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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Date. 12-03-26 20:52 Hit. 1,411 Comment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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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창의도시를 가다] 영화처럼 사는 도시

문화·기술·산업 어우러진 ‘블록버스터’

영화 부문에서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가입한 도시는 현재 영국의 브래드포드(Bradford)와 호주의 시드니(Sidney) 두 곳이다. 두 도시에 있어 영화는 도시경제의 주요 원동력이자 도시문화의 중심축이다.

흔히 영화를 종합예술이라고 부른다. 가장 늦게 탄생한 이른바 ‘제7의 예술’로서 기존 예술의 특성들을 모두 포괄한다는 뜻을 함축한다. 동시에 영화의 탄생 과정에는 뤼미에르 형제로 대변되는 과학적 호기심과 테크놀로지의 발달이 개입한다.

이처럼 예술과 과학, 문화와 기술의 총화라는 점에서 영화는 그 어느 장르보다 창의산업의 특성을 한층 분명히 드러낸다. 즉 태생적으로 영화산업은 첨단기술기반 산업의 활용 폭이 매우 넓은 문화산업이다.

창의산업은 소위 ‘OSMU(One Source Multi Use)’, 즉 하나의 원천소스로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는 특성이 강하다. 그래서 그 발달에는 영역과 경계가 모호한 지식·정보의 유통이 불가피하고 이 때문에 창의적 인재와 기업은 항상 클러스터링를 통해 시너지를 일으킨다. 유네스코 영화 창의도시 역시 영화관련 기업과 조직들이 집적되어 있다.

이에 더해 영화는 촬영지의 풍경과 영화제라는 문화이벤트를 통해 부가가치가 큰 관광산업과 밀접히 연계된다. 그러나 그 바탕에는 영화를 실생활에서 즐기고 적용하는 주민의 존재가 중요하다. 다시 말해 영화 창의도시는 영화에 대한 시민들의 문화적 진정성을 전제로 한다. 이 토대 위에서 영화제는 다문화간 교류와 화합의 기제로 작동한다.

영화 창의도시를 선정하는 데 유네스코가 고려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영화제작 기반시설(영화스튜디오와 촬영지), 영화의 제작·배급·상업화와 관련된 도시의 역사, 영화관련 유산(아카이브, 박물관, 개인소장품), 영화학교와 인력양성, 지역과 국제 차원의 영화협력, 영화제와 영화관련 행사, 영화제작자나 영화예술가와의 연관성(탄생지, 거주지 혹은 작업지), 신청 도시에 대한 영화적 묘사나 관련 영화의 존재, 그리고 외국영화를 이해하고 그 지식을 공유·전파하려는 노력 등이다.

<브래드포드> 영화를 통해 새로 태어난 도시

영화 교육 기회 확대 기술·문화수준 향상해 도시의 잠재력 극대화

브래드포드 로고브래드포드는 영국 잉글랜드 웨스트요크셔에 있는 내륙 도시로서 예로부터 양모산업과 양모교역의 중심지다. 이 덕에 섬유교역에 종사하는 파키스탄인을 비롯한 남아시아 지역 출신의 이민자가 47만여 도시 인구의 약 20%를 차지한다. 이로 인한 도시의 다문화성은 주민 소통수단으로서 영화의 역할과 함께 남아시아 영화발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브래드포드가 영화도시로서 문화역량을 세계적으로 공인받은 데에는 19세기 말 활약한 애플튼(Richard J. Appleton), 라일리 형제들(the Riley Brothers) 등 영화기술 분야 선구자들의 활동무대로서 브래드포드가 지닌 영화사적 정통성이 작용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영화 유산을 보존하고 자랑하는 데 머물지 않고 이를 재생해 실생활에 적용함으로써 새로운 영화문화를 창조하고 영화산업의 발전을 주도해 나가는 점이다.

브래드포드의 영화산업 역시 1960~70년대 TV의 확산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각종 영화제 개최, 영화 관련 전시·출판 등을 통해 사회문화적 수요에 적절히 대응함으로써 영화도시로서 새롭게 태어났다. 브래드포드는 영화 촬영 및 제작의브래드포드 중심지, 그리고 도시를 배경으로 제작된 영화들을 통해 브랜드를 형성했다. 이를 통해 브래드포드의 영화는 관광자원으로 승화됐다.

브래드포드의 영화산업 발전을 견인하는 곳이 1983년에 조성된 국립미디어박물관(National Media Museum)이다. 매년 75만 명의 방문객이 찾는 이곳은 유물이 전시되는 갤러리이자 영화가 상영되고 이벤트가 전개되는 극장이다. 또한 브래드포드국제영화제, 브래드포드애니메이션축제, 판타지영화제 등 3대 영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이 외에도 시 전역에서 많은 영화제가 벌어진다.

다양한 국가와 문화적 배경의 영화를 상영하는 바이트더망고(Bite the Mango), 디지털 기술·정보를 제공하는 비트윈(B.TWEEN), 청소년 단편영화 제작을 지원하고 상영하는 청소년합작영화제작자 페스티벌(Cooperative Young Film Makers Festival)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브래드포드에서 주목할 점은 영화를 폭넓게 가르치고 교육기회를 확대해 기술력과 문화수준의 향상을 모색하며 이를 바탕으로 도시의 문화잠재력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이다.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기초교육에서부터 미래 영화산업을 이끌어갈 전문인력 양성에 이르기까지 교육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진다.

브래드포드대학을 중심으로 관련 분야 전문가를 육성·발굴하고 있으며,  스킬셋미디어아카데미(Skillset Media Academy), 평생교육 프로그램, 청소년창의파트너십 등 인력 육성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전개된다.

특히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은 영화 인구의 저변을 확대했다. ‘브래드포드 사람을 위한 브래드포드 사람(Bradfordians for Bradfordians)’이라는 시민조직의 활동도 눈길을 끈다. 지역민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지역방송국 또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냄으로써 지역사회 통합에 기여한다. 교육과 주민참여야말로 영화도시로서 브래드포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하는 셈이다.

이러한 기반에서 영화산업은 브래드포드의 경제 활성화를 견인한다. 현재 창의산업 분야 기업은 약 1500개에 이르며, 관련 일자리는 5천명을 넘어선다. 

<시드니>영화산업의 새로운 메카

해안·항구, 숲과 교외 현대도시 아우르는 영화 촬영 최적지

시드니는 호주 최대의 도시로서 금융과 비즈니스의 중심지이자 세계 3대 미항 중 하나인 관광도시다. 또 430만 명 인구의 평균 연령이 35세일 정도로 역동적이고 젊은 도시다. 지속적인 이민정책의 결과, 시드니는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 인종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진정한 글로벌도시가 되었다. 이에 더해 개방된 교육시스템 덕에 양질의 숙련노동력도 풍부하다.

영화창의도시 시드니는 한마디로 ‘영화하기 좋은 도시’이다. 영화를 만드는 데 필요한 인재, 자연경관, 기반시설, 자본, 배급사, 관객, 극장, 미래지향성 등 모든 요소가 고루 충족된 영화친화적 도시로서 영화산업의 새로운 메카로 부상 중이다.

뉴사우스웨일스주(州)의 주도(州都)로서 시드니의 창의산업 기반은 매우 탁월하다.  뉴사우스웨일스주에는 창의산업 인력의 38.9%가 몰려있고, 특히 영화·TV·라디오 부문의 인력은 호주 전체의 50% 가량이 집중되어 있다.

특히 무엇보다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의 영화친화적 정책이 돋보인다. 영화제작을 위해선 보호구역이나 국립공원도 유산과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개방해주고, 영화제작을 위해 지방정부의 협조를 요구하며, 단기의 촬영 활동에 대해선 토지의 개발 의무를 면제주기도 한다.

실제 시드니는 월드클래스의 영화제작자, 감독, 촬영기사, 의상디자이너들의 고향이다. 이에 더해 창의적 영화 인력의 훈련장이자 작업장이기도 하다. 국립극예술연구소 , 호주영화·TV·라디오학교(Australian Film, Television and Radio School) 등은 많은 영화인들의 산실이다.

시드니는 도시와 자연의 대비된 모습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매우 좋은 촬영지이다. 랜드마크인 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해 해안과 항구, 숲과 교외 그리고 현대도시를 아우르는 복합경관은 영화도시 시드니의 자랑거리다.

영화제작의 핵심공정을 뒷받침하는 기반시설 역시 시드니는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20세기폭스 영화사의 폭스스튜디오(Fox Studios)와 함께 애니멀로직(Animal Logic)과 사운드펌(Sound Firm) 같은 후반공정 기업이 모여 있어 시너지를 일으킨다. 뿐만 아니라 영화제작을 위한 자금도 풍부하다.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의 영화투자기금은 2009년에 전년대비 두 배로 늘어났으며, 투자유치를 위한 인센티브도 많아졌다. 영화배급사 역시 다양하다.

시드니에서 성장한 홉스코치필름(Hopscothch Film)과 아이콘(Icon)에 더해 인근 맬버른에 기반을 둔 덴디필름(Dendy Fim)과 빌리지로드쇼(Village Roadshow)도 활동 중이다.

영화 소비자인 관객에 있어서도 시드니의 여건은 좋다. 호주인의 영화관람 비율은 세계 4위이고, 적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총관객수는 세계 15위에 이른다. 1988년에 712개였던 스크린 수는 20년 후 1941개로 늘어났다.

호주인의 영화사랑은 영화제에 대한 참여 열기를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시드니영화제, 세계여성영화축제와 같은 대규모 행사들만이 아니라, 시드니항의 풍광을 배경으로 1월에 열리는 야외시네마축제(Open Air Cinema)에서부터 연말의 영화학교졸업기념영화제(Sydney Film School Film Festival)에 이르기까지 30여개의 영화축제가 연중 쉬지 않고 열린다. 영화도시 시드니의 미래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철호 부산대 국제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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